<고스트 라이더 3D> 해골의 싱거운 귀환 심야영화티켓

마블코믹스의 원작만화에서 탄생한 <고스트 라이더>(2007년)에 대한 평가는 저주에 가까웠다. 흥행성적도 마블의 다른 형제들에 비하면 초라했다. 북미에서 1억 달러로 본전치기. 해외 관객들 덕분에 적자를 면하긴 했지만 여러모로 실패한 인상이 강했다. 그래서 ‘고스트 라이더’의 귀환 소식은 다소 놀라웠다. 소니는 성공하지 못한 히어로를 왜 다시 살려내려 한 것일까. 죽어가던 <배트맨> 시리즈를 살려낸 <다크나이즈>가 되기를 희망한 거라면, 감독 선정에서 판단 미스다.(물론 그런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나.) 마크 스티븐 존스를 대신해 메가폰을 잡은 건, <아드레날린 24> <게이머>를 연출했던 마크 네빌딘과 브라이언 테일러다. 그들은 <고스트 라이더 3D : 복수의 화신(이하 <고스트 라이더 3D>)을 <고스트 라이더>의 속편이 아니라, <아드레날린 24>와 <게이머>의 속편을 만들어 놓았다. 아뿔싸.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와 거래한 남자 자니 블레이즈(니콜라스 케이지). 초인적인 힘을 얻은 대신, 영혼은 빼앗긴 자니는 통제하기 어려운 힘을 누르려 동유럽의 한적한 마을에 숨어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승 모로(이드리스 엘바)가 찾아와 세상의 운명을 쥐고 있는 소년 대니를 구해달라고 말한다. 악마를 처단하기 위해 자니는 다시 불타는 헬바이크에 오른다.

“속편이 아니라 리부트”라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말은 정확하다. 영화는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한다. “니콜라스 케이지만 남겨두고 모든 것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감독의 말은 모두 믿을 게 못된다. 업그레이드라기보다는 현상유지에 가깝고, CG도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한다. 3D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1편보다 제작비가 적다더니, 허리띠 졸라매기를 한 흔적도 엿보인다. 엉성한 부분들이 있다는 의미다. <고스트 라이더 3D>의 가장 큰 패착은, 1편에서 취약하다 평가받은 스토리에 대한 보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독은 마블의 세계관 따위엔 관심이 없다. 때리고, 부수고, 불태우다가, CG 기술을 자랑하는 게, 대부분이다. 스파이더맨이나 배드맨처럼 철학적 고뇌에 휩싸인 영웅은 아니더라도, 공감 가는 사연이 있는 영웅이길 바랬다. 보다 촘촘할 수 있었던 내러티브는 시각적 즐거움을 위해 희생되고, 휘발된다.

2007년 <고스터 라이더>가 웨스턴 형식을 도입한 안티히어로 무비였다면, 이번에는 B급 분위기를 머금은 영화처럼 보인다. 영화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B급 특유의 유머들이 튀어나온다. 불을 내 뿜으며 잔뜩 폼 잡고 있다가 총알 한 방에 날아가는 고스트 라이더의 모습은 어둠의 히어로라고 하기엔 뭔가 엉성하다. 불법다운로더들을 찾아가 무찌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고스트 라이더의 내레이션이 나올 때는 이런 생각도 든다.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의 팬인가?’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우물쭈물하게 하는 부분이라면, 작정하고 망가뜨리는 쿠엔틴 타란티노표 B급 무비와 달리, 웃기려는 의도가 아니었는데 웃게 만드는 B급 무비처럼 보인다는 것에 있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귀환이다.

우리에겐 ‘캐서방’으로 친숙한 니콜라스 케이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을 수밖에 없)다. 2000년대 들어 그가 걸어 온 상황을 표현하자면,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쯤이 될듯하다. <콘에어> <페이스 오프>가 이젠 오래된 유물처럼 느껴진다. 표정 없는 고스트 라이더 만큼이나 니콜라스 케이지의 얼굴도 뻣뻣하다. 아쉽지만, 그게 사실이다. 더 이상,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보자는 얘기는 못할 것 같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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